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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 : 아바나, 올드 아바나, 클래식 자동차 셀카, 말레콘, 정체성, 팁

by damyul 2025. 6. 8.

시가 관련 사진

우리가 알고 있는 도시 대부분은 빠르게 변합니다. 고층 빌딩이 들어서고, 최신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며 어느새 세계 어디서나 비슷한 풍경이 반복되곤 합니다. 그런데 쿠바 아바나(Havana)는 다릅니다. 이 도시는 마치 필름 카메라의 뷰파인더 속에 갇힌 것처럼, 수십 년 전의 풍경을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1. 아바나는 어떤 도시인가

아바나(Havana)는 쿠바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입니다. 16세기부터 스페인 식민지였던 만큼, 도시 곳곳에서 스페인 식민지풍 건축물과 유산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1959년 피델 카스트로의 혁명 이후, 미국과의 단절로 인해 개발이 멈추고 시간이 멈춘 도시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매력 키워드는 빈티지한 거리 풍경과 클래식 자동차, 거리에서 흐르는 쿠바 음악과 살사 댄스, 말레콘에서 보는 석양, 스페인풍 고전 건축과 혁명 흔적, 커피와 시가,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 정도가 있습니다. 아바나 곳곳에서는 살사 공연, 트럼펫 연주, 아프로-쿠반 리듬이 자연스럽게 울려 퍼집니다. 이런 현장감 있는 스트리트 퍼포먼스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면 감성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2. 올드 아바나(La Habana Vieja) - 사진의 중심지

올드 아바나(La Habana Vieja)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바나의 중심 지역입니다. 이 지역은 16세기 스페인 식민지 시절에 지어진 건물들과 석조 도로, 광장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습니다. 길을 걷기만 해도 중세 유럽과 라틴 아메리카가 혼합된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지며 카메라 셔터를 멈출 수 없게 됩니다. 촬영 추천 스폿은 Plaza Vieja : 파스텔톤 건물들과 노천카페가 어우러지는 중심 광장과 Calle Obispo : 올드 아바나의 주요 보행자 거리로, 음악과 사람들로 활기찹니다. Plaza de la Catedral은 바닥은 울퉁불퉁한 석조길이고 고딕풍 성당이 멋진 풍경을 연출해 줍니다. 골든아워(해뜨기 전, 해 질 무렵)에 찍으면 파스텔 건물 외벽에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들어 색감이 더욱 선명하게 살아납니다.

3. 클래식 자동차와 함께하는 빈티지 셀카

아바나의 상징이라면 뭐니 뭐니 해도 1950년대 미국산 클래식 자동차들입니다. 혁명 이후 수입이 끊긴 채, 수십 년간 현지인들이 고쳐가며 유지해 온 이 차량들은 아바나의 거리 풍경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국립극장 앞 거리에 핑크, 하늘색, 민트색 등 형형색색의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어 여기서 찍어도 좋습니다. 말레콘 도로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감성 사진 연출이 가능하고 Parque Central 근처는 클래식 택시가 관광객을 기다리는 장소입니다. 현지에서 클래식 택시 투어를 예약하면, 1시간 단위로 차량을 타고 이동하며 촬영이 가능합니다. 가격은 약 20~30 CUC입니다.

4. 말레콘(Malecón) - 노을을 담는 최고의 장소

말레콘은 아바나의 해안도로로, 도시의 감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거대한 방파제를 따라 사람들이 모여 맥주를 마시고, 음악을 틀고, 연인을 만나고, 일몰을 바라보며 삶을 즐깁니다. 이곳은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인의 삶이 그대로 담긴 장소이기도 합니다. 사진 포인트는 석양이 물든 바다와 사람들의 실루엣, 방파제 위에 앉은 현지 커플 또는 기타 연주자, 바다에 반사되는 주황빛 하늘입니다. 이 장면들을 포착하면 마치 한 편의 시네마 스틸컷 같은 사진이 완성됩니다. 

5. 시가, 커피, 체 게바라 - 아바나만의 정체성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 바로 쿠바 시가(Cigar)와 에스프레소 커피입니다. 거리의 노인들은 입에 시가를 문 채 신문을 읽고, 작은 카페에서는 1달러짜리 에스프레소를 홀짝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 모든 모습은 시간이 멈춘 영화의 한 장면 같습니다. 추천 장소는 La Floridita : 헤밍웨이가 즐겨 찾던 바이자 다이키리 원조 칵테일로도 유명합니다. 산 크리스토발 거리의 카페 : 커피+시가 조합으로 사진 찍기 좋은 공간입니다. 체 게바라 벽화 (Plaza de la Revolución) : 쿠바 혁명의 상징적인 스폿입니다. 

6. 팁

첫 번째는 인터넷 사용입니다. 쿠바는 전 세계에서 인터넷 환경이 가장 제한적인 나라 중 하나입니다. 아바나에서 자유로운 데이터 사용은 어렵기 때문에 공공 와이파이 (ETECSA) 시스템을 이해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미리 필요한 지도, 예약 정보, 번역 앱 등은 오프라인으로 저장하고 여행 전 VPN 앱도 미리 설치해야 하며 와이파이 카드 여러 장 미리 구입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는 환전 & 현지 화폐 사용입니다. 2021년 이후, 쿠바는 통화를 단일화(CUP, 쿠바 페소) 했으며, 외국인에게도 CUP만 사용됩니다. 환전 장소는 쿠바 공식 은행(CADECA), 공항 환전소, 일부 호텔입니다. 여행 전 환율 어플(CUP 변동이 잦아 시세 파악 필수입니다.)을 설치하고 길거리 환전(비공식 환전)은 절대 금지입니다. 사기 피해 우려 있습니다. 세 번째는 교통입니다. 지하철이 없고 도보+택시 또는 클래식카 택시를 활용해야 합니다. 요금은 미터가 아닌 협상제이며 타기 전 가격 흥정이 필수입니다. 짧은 거리라도 외국인에겐 높은 요금 제시 가능성이 있기에 현지 물가를 미리 파악해 놓습니다. 지도를 보며 목적지를 미리 스페인어로 적어 보여주면 정확하게 이동이 가능합니다. 네 번째는 숙소 선택입니다. 숙박 옵션은 다양하지만 현지 문화 체험을 원한다면 카사 파르티큘라(Casa Particular 이용을 추천드립니다. 카사 파르티큘라는 현지인이 직접 운영하는 민박 형태로, 에어비앤비 느낌과 유사합니다. 예약은 에어비앤비, 부킹닷컴에서 가능하지만 현장 예약 시 더 저렴한 경우도 있습니다. 위치는 올드 아바나 또는 베다도 지역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은 언어입니다. 쿠바는 공용어가 스페인어이며, 영어는 호텔이나 관광지 외에는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 오프라인 번역 앱이 필수입니다. 휴대폰 메모장에 주소, 목적지 등을 스페인어로 미리 적어두면 좋습니다. 

결론

쿠바 아바나는 전형적인 관광도시와는 다릅니다. 이곳은 번쩍이는 쇼핑몰도 빠른 와이파이도 최첨단 전철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 느림 속에서 오히려 더 진한 감정과 사람의 온기, 그리고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결국 시간을 기록하는 행위입니다. 그런 점에서 아바나는 멈춘 시간을 가장 아름답게 담아낼 수 있는 무대입니다. 하나하나 낡아있는 것 같은 거리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