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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잘 모르는 중남미 소도시 추천 : 바릴로체, 빌라 데 레이, 레온

by damyul 2025. 6. 18.

바릴로체 관련 사진

중남미는 많은 여행자들에게 낯설지만 알고 보면 보석 같은 매력을 지닌 도시들이 가득한 대륙입니다. 쿠스코, 리우데자네이루, 멕시코시티처럼 유명한 대도시 외에도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중남미의 숨은 소도시들이 존재합니다. 이 도시들은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적고 현지 문화를 더 깊이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1. 바릴로체 (San Carlos de Bariloche) : 아르헨티나의 스위스

아르헨티나 하면 대게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화려함이나 파타고니아의 거대한 빙하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여유롭고 목가적인 풍경을 간직한 보석 같은 소도시들이 존재합니다. 그중에서도 산 카를로 데 바릴로체 (San Carlos de Beriloche), 줄여서 바릴로체는 아르헨티나의 스위스로 불릴 만큼 특별한 매력을 가진 도시입니다. 이 도시는 아르헨티나 남부, 파타고니아 북단의 리오 네그로(Rio Negro) 주에 위치하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나우엘 우아피 호수와 접해 있어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합니다. 바릴로체는 사실 소도시로 분류되기에는 다소 큰 편이지만 대도시의 분주함보다는 소도시 특유의 아늑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어 중남미 여행에서 놓치기 쉬운 숨은 명소입니다. 바릴로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유럽풍 건축 양식입니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이 지역에는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출신 이민자들이 대거 정착하면서 마을 전체가 마치 스위스 알프스에 온 듯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건물 외관은 나무와 돌로 지어진 알파인 스타일로 꾸며져 있으며 도시 전역에 걸쳐 있는 초콜릿 가게, 유럽식 베이커리, 정원 카페들은 여행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합니다. 특히 중심 광장인 Centro Cívico는 이러한 유럽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인기 있는 사진 명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바릴로체는 사계절 내내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능한 도시입니다. 남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키 리조트 중 하나인 세로 카테드랄에서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고 하이킹과 자전거 투어, 카약, 호수 유람선 등 자연을 즐기는 액티비티도 있습니다. 또한 초콜릿의 수도이기도 합니다. 이는 스위스 이민자들의 영향으로 도시 전역에 초콜릿 공방과 전문 매장이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Mamuschka, Rapa Nui, Benroth, Frantom 등 유명 초콜릿 브랜드는 물론 수제 초콜릿 가게들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매년 부활절 주간에 열리는 초콜릿 축제(Fiesta Nacional del Chocolate)는 관광객과 현지인 모두가 즐기는 대형 행사로 초콜릿 조각상 전시, 초콜릿 테이스팅, 거리 퍼레이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됩니다. 이 축제는 아르헨티나 문화관광부 공식 지원을 받아 더 큰 규모로 성장하고 있으며 향후 세계적인 미식 축제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한국인에게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바릴로체는 자연, 문화, 액티비티, 미식이 조화를 이루는 중남미 최고의 소도시 중 하나입니다. 파타고니아의 거친 대자연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이곳은 소박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주는 여행지입니다. 디지털 노마드 증가와 장기 체류 여행자 수요가 높아지면서 바릴로체는 남미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 빌라 데 레이바 (Villa de Leyva) : 콜롬비아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마을

남미 여행에서 콜롬비아는 최근 몇 년 사이 여행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다음 목적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보고타, 메데인, 카르타헤나 등 주요 도시는 이미 많은 외국인 여행자들이 찾고 있지만 진짜 콜롬비아의 매력을 알고 싶다면 대도시에서 벗어나 전통과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소도시를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빌라 데 레이바입니다. 이 마을을 콜롬비아의 역사, 문화, 자연이 어우러진 특별한 장소로 아직 한국인 여행자들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숨은 진주와도 같은 도시입니다. 빌라 데 레이바는 콜롬비아의 수도인 보고타에서 북동쪽으로 약 160km 떨어져 있으며 차로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2025년 현재, 도로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접근성이 좋아졌고 보고타 시내 주요 버스터미널에서 매일 직행 버스가 여러 대 운행 중입니다. 버스 요금은 약 40,000 콜롬비아 페소 (한화 약 14,000원) 정도로 저렴하며 공항 근처에서 바로 빌라 데 레이바로 향하는 셔틀도 소규모 여행자 전용 업체를 통해 예약할 수 있습니다. 빌라 데 레이바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그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입니다. 이 마을은 1572년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설립된 도시로 지금까지도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건축과 도시 구조가 거의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습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등록되어 있으며 도시 중심부인 플라사 마요르는 남미에서 가장 큰 석조 광장 중 하나로 자갈로 포장된 넓은 광장이 인상적입니다. 낮에는 전통 의상을 입은 상인들이 수공예품과 기념품을 팔고 밤에는 거리 공연과 조명이 어우러지며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마을 전체의 건물은 백색 석회 벽, 빨간 기와지붕, 나무 창틀로 통일되어 있으며 이는 콜롬비아에서 보기 드문 고전적 미감을 자랑합니다. 또한 풍부한 자연 생태계와 지질학적 자원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엘 인판떼리오(El Infiernito)는 일명 작은 지옥이라 불리고 고대 무이스카 문명의 천문학적 유적지입니다. 거대한 돌기둥들이 태양의 이동을 측정하기 위해 배치되어 있으며 고대 종교의식 장소로도 사용되었습니다. 화석 박물관은 과거 바다였던 지역이어서 공룡과 해양 생물 화석이 풍부하게 발굴됩니다. 별 관측지도 있습니다. 고도가 높고 인공조명이 거의 없어 밤하늘 관측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빌라 데 레이바는 예술인들의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도시 곳곳에 있는 작은 갤러리와 공방에서는 지역 예술가들이 만든 수공예품, 도자기, 회화 등을 구경하고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수공예 도자기는 콜롬비아 전통 양식과 현대적 디자인을 조화롭게 융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드물게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인근 포도 농장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든 와인을 현지 레스토랑이나 시음 투어에서 즐길 수 있고 특히 Ain Karim 와이너리는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 명소이기도 합니다. 또한, 콜롬비아답게 고급 커피 전문점도 많아 전통 방식의 핸드드립 커피를 맛보며 여유로운 아침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현지 요리는 콜롬비아 전통식과 현대적 퓨전 메뉴가 공존하는 형태로 가격 또한 상대적으로 합리적입니다.

3. 레온 (León) : 니카라과의 예술과 혁명의 도시

니카라과는 여전히 한국인 여행자에게는 낯선 여행지입니다. 하지만 중미 배낭여행 루트에서 점점 주목받고 있는 나라로, 특히 레온은 예술, 정치, 역사가 짙게 배인 도시로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서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수도 마나과에서 북서쪽으로 약 90km 버스로 1.5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레온은 지성의 도시, 혁명의 도시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니카라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며 오랜 식민지 시대 건축물과 산디니스타 혁명의 흔적이 공존합니다. 도시 중심에 위치한 레온 대성당은 중미 최대 규모의 성당으로 2025년 현재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옥상에 올라서면 하얀 돔과 파노라마 도시 전경, 멀리 화산군까지 조망할 수 있어 사진 명소로도 인기입니다. 거리에는 벽화가 도시 전역에 퍼져 있는데 이는 혁명 당시의 기억과 저항, 민중의 역사를 담은 상징적 예술입니다. 레온에서 차로 약 40분 거리에 있는 세로 네그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드로 활화산 경사면을 내려올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한 곳입니다. 보드 화산은 검은 화산재 경사를 전용 보드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아드레날린 넘치는 액티비티로 여행 유튜버와 익스트림 스포츠 애호가들에게 핫한 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상까지는 45분~1시간 정도 트레킹이 필요하며 체험 후에는 인증서도 받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혁명의 도시일 뿐 아니라 예술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니카라과의 국민 시인 루벤 다리오의 고향으로 그의 생가를 개조한 박물관에서는 그의 시와 생애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도시 곳곳에 소극장, 독립 갤러리, 아트 마켓이 존재하며 주말에는 거리 공연과 재즈 연주, 문학 낭독회 등 시민 주도의 문화 행사가 활발히 펼쳐지기도 합니다. 2025년 현재, 니카라과는 여전히 중남미에서 가장 물가가 저렴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레온 역시 저렴한 숙소와 로컬 식당, 대중교통이 잘 정비돼 있어 배낭여행자나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인기입니다. 치안 면에서도 관광 중심 도시 지역은 비교적 안전하며 영어 사용이 가능한 여행사와 가이드도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결론

바릴로체, 빌라 데 레이바, 레온 이 세 도시는 서로 다른 국가와 문화권에 속해 있지만 공통적으로 시간의 흐름이 천천히 흐르는 곳, 그리고 여행자에게 진짜 이야기를 들려주는 도시입니다. 아르헨티나의 바릴로체는 눈 덮인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자연 속 유럽풍 도시로 힐링과 액티비티, 미식이 모두 가능한 사계절 여행지이고 콜롬비아의 빌라 데 레이바는 식민지 시대가 멈춰 있는 듯한 마을 분위기와 화석과 별빛이 공존하는 독특한 자연환경까지 갖춘 시간 여행지입니다. 그리고 니카라과의 레온은 거칠고 생생합니다. 혁명의 역사, 화산 위 보딩, 그리고 거리 예술이 어우러진 중미에서 가장 열정적인 도시입니다. 이들은 대도시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그만큼 더 깊고 진한 경험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